안녕하세요. IT 엘도라도 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글을 쓰는 것은 귀찮지만 다시 찾아보는 것은 더 귀찮습니다.
완전한 나만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지식을 차곡차곡 저장해 보아요.   포스팅 둘러보기 ▼

IT 산업기능요원

[IT 산업기능요원] 4주 훈련소 권장 준비물 및 꿀팁 (2020.10.08 입소)

피그브라더 2020. 11. 6. 10:56

안녕하세요. 필자는 현역 재배정 TO를 받아서 산업기능요원으로 일하고 있는 개발자입니다. 얼마 전 2020년 10월 8일에 훈련소에 입소하였고, 하루 전인 2020년 11월 5일에 4주 훈련을 수료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그동안 티스토리를 전혀 관리하지 못하고 포스팅도 하지 못했었는데, 다녀와서 보니 방문자 수가 꽤 늘어 있어서 기분은 좋네요. 이제 다시 슬슬 포스팅을 시작하며 공부를 이어 나가야겠습니다. 우선 수료 후 첫 번째 포스팅은 IT 산업기능요원 훈련소 권장 준비물 및 꿀팁입니다.

 

본격적인 포스팅을 시작하기에 앞서, 훈련소와 관련한 기본적인 배경지식을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산업기능요원, 전문연구요원, 사회복무요원(흔히 공익이라고 부르는 것)은 전부 논산 훈련소의 공익 연대에 입소하며, 따라서 현역과 달리 5주 훈련이 아닌 4주 훈련만 받습니다. 이에 따라 훈련 강도나 군기도 현역보다는 약하다는 사실도 알고 계시면 좋겠습니다. 논산 훈련소에서 공익 연대라 함은 23연대와 25연대를 말합니다. 이때 연대란 단순히 소속 단위를 말하는 것입니다. 하나의 연대는 여러 개의 교육대로 구성되고, 하나의 교육대는 여러 개의 중대로 구성되고, 하나의 중대는 여러 개의 소대로 구성되고, 마지막으로 하나의 소대는 여러 개의 분대로 구성됩니다. 한 분대는 보통 10~12명의 훈련병들로 구성되며, 같은 생활관을 쓰는 전우들이 곧 분대원들입니다(즉 하나의 생활관은 하나의 분대에 대응됩니다).

 

참고로 이번 포스팅은 2020년 10월 8일, 즉 코로나 시국이 아직 잦아들지 않았던 날씨 좋은 가을에 입소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다는 것을 인지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시국과 시기에 따라 훈련 조건이나 여러 정책들이 조금씩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내년(2021년)부터는 공익 연대로 입소하는 분들의 훈련 기간이 4주에서 3주로 줄어든다는 말이 있습니다(오피셜인지는 직접 확인 요망). 그래서 이 포스팅을 보시는 시기에 따라 도움이 될 수도, 안 될 수도 있겠지만 최대한 범용적으로 도움이 될 만한 내용들을 작성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포스팅에 도움을 준 논산 훈련소 20-40기 23연대 전우분들께 감사를 전합니다.

 

* (2021년 5월 업데이트) 올해부터 공익 연대 훈련소 기간이 3주로 줄고 최근 코로나 확진자 수가 작년에 비해 증가함에 따라, 본 포스팅의 내용 중 현재와는 다른 내용이 있다는 말을 지인으로부터 들었습니다. 그래서 본 포스팅의 내용 중 현재와는 다른 내용 위주로 업데이트 할 만한 내용을 이곳에 정리하겠습니다.

1. 입영통지서가 필수가 아닙니다. 오히려 나라사랑카드가 초반에 계좌 번호 같은 것을 적어낼 때 필요할 수 있고, 재발급 받으려면 귀찮아져서 가져가는 게 좋습니다.
2. 3주라는 기간 동안 PX를 1회 이용했습니다.
3. 우표를 여러 개 붙이지 말라고 써있습니다. 애초에 비싼 우표를 붙이는 게 맞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비싼 우표를 쓰든 일반 우표를 쓰든 속도는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병무청 사이트에서 누가 올린 질문의 답변에도 속도 차이가 없다고 적혀 있고, 확실한 건 아니지만 그냥 460원 짜리 우표를 사가는 게 제일 나은 것 같습니다.
3. 물티슈, 클렌징 티슈, 가그린을 가져가야 합니다.
4. 2일차, 9일차에 코로나 검사를 총 두 번 했습니다.
5. 3일차부터 세수와 양치가 가능한데, 하루에 1회만 가능하고 3분 안에 해야 합니다. (연대에 따라서 이때부터 샤워 가능하게 해준 곳도 있습니다. 뜨거운 물이 모자라서 2일에 한 번씩만 샤워가 가능했습니다.)
6. 10일차부터 샤워실에서 샤워가 가능했습니다.
7. 10일차 이전에는 밖에 절대 못나가며 (훈련도 안 함) 그냥 감옥이라 생각하면 됩니다. 화장실도 허락 맡고 정해진 시간 동안 빠르게 이용해야 하고 손도 씻지 못하게 합니다.
8. 10일차 이전에는 전화, 편지 보내는것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10일차 이후에는 훈련하느라 시간이 생각보다 부족하므로 미리 편지 써놓고 책 읽으면 좋습니다. 10일 이후에는 공용 책들도 읽을 수 있는데 최신 책들이 많이 있고, IT 관련 책들도 많아서 가져간 책들 10일 전에 미리 읽고 그 후에 공용 책들 읽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9. 편지에 담기는 사진이 생각보다 잘 나옵니다. 스도쿠, 네모네모로직 같은 거 친구한테 보내달라고 하면 시간 잘 갑니다.
10. 전화는 평일 중에 5분, 주말 중에 10분 줘서 일주일에 총 두 번 통화했습니다. 전화기가 콜렉트콜 공중 전화가 아니라 터치가 되는 최신식 전화기입니다. 전화시간 주기 전에 아미고 회원가입을 하라고 할 텐데 이때 친구 등록을 무조건 해야 됩니다. 조교가 하지 말라도 해도 해놓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친구 등록하면 그 번호로 문자가 가서 내가 이 번호로 전화할 것이라는 것을 미리 알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마 나라사랑카드를 꽂아서 할 텐데, 충전은 하지 말고 쓰는 게 좋습니다. 충전 최소 단위가 5천원인데 절대 다 못 쓰기 때문입니다.

 

권장 준비물 및 꿀팁

  • 입영 통지서, 신분증, 나라사랑카드 : 아주 기본적인 준비물입니다. 이 중에서 나라사랑카드는 없어도 됩니다. 없으면 군대에서 재발급해줍니다. 그러나 나머지 두 개는 필수입니다. 없으면 입영이 안 되니, 꼭 챙기도록 하세요.
  • PX 이용을 위한 돈 : 아마 1~2주에 한 번은 PX라는 군 내 충성마트에 보내줄 겁니다. 이때 제출했던 나라사랑카드를 잠시 동안 다시 받아서 사용하게 됩니다. 따라서 나라사랑카드에 미리 돈을 채워 가도록 하세요. 이게 귀찮다면 현금을 가져가서 제출하세요. 그러면 초반에 조사한 나라사랑카드 계좌 번호를 바탕으로 군대가 알아서 나라사랑카드에 입금해줍니다. 필자는 현금을 가져갔었는데, 어차피 여비(교통비)를 입금해줘야 해서 카드 번호는 반드시 적어야 하니, 미리 채워가는 편이 나아 보입니다. 나라사랑카드가 없는 분은 재발급이 엄청 나중에 완료되므로 그냥 동기한테 카드 빌리는 편이 나을 겁니다. 참고로, 수료 후 지인에게 선물을 많이 하고 싶으신 분들은 10만 원 이상 챙기시기 바랍니다. 필자는 15만 원 정도 챙겨갔는데 충분했습니다.
  • 시간 때울 수 있는 책 등의 킬링 타임용 도구 : 훈련이 없을 때, 혹은 훈련이 끝나고 개인 정비 시간 때 할 게 진짜 더럽게 없습니다. 따라서 시간도 더럽게 안 갑니다. 따라서 평소에 읽어보고 싶었는데 시간이 없어서 못 읽었던 책이나, 아니면 시간 때울 수 있는 그 밖의 무언가를 꼭 가져가세요. 물론 군대 내에도 읽을 수 있는 책들이 여러 권 꽂혀 있는데, 필자는 직접 가져갔습니다. 이건 취향에 따라 선택하시면 됩니다. 아, 참고로 군대에서 주는 보급품들 가운데 뭔가 카드를 만들 수 있을 만한 종이가 있는 것 같으면 몰래 챙겨두세요. 잘 챙겨 두면 포커 카드 등을 만들어서 가성비 넘치게 한 달간 분대원들과 사용할 수 있습니다.
  • 아주 큰 가방 혹은 캐리어 : 수료하는 날 들고 나오는 것이 아주아주 많습니다. 본인이 챙겨갔던 물품들을 비롯하여, 군대에서 제공해주는 각종 보급품 및 전투복, 군화, 활동화 등을 전부 가져와야 합니다. 물론 큰 가방을 안 가져온 사람들을 따로 조사해서 2,500원가량의 가격으로 살 수 있도록 하긴 하지만, 이건 쉽게 찢어지므로 그냥 직접 가져가는 게 낫습니다.
  • 손목시계 : 그냥 믿고 챙기세요. 없으면 인생 망합니다. 대신 2만 원 이하의 저렴한 시계로 사가는 걸 권장합니다. 훈련 과정에서 꽤 흠집이 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불침번 할 때, 훈련할 때 등등 시계가 없으면 그냥 4주 동안 고통 그 자체일 겁니다.
  • 가족이나 친한 지인의 전화번호 및 주소(우편번호 포함) : 후회하기 싫으면 싹 다 적어가세요. 전화 기회 꽤 주는데 전화번호 없으면 답답해 미쳐버립니다. 또한 주소도 마찬가지입니다. 인편을 써주시는 분들이 보통은 주소를 까먹고 안 알려줍니다. 그냥 편지를 써줄 것 같은 몇몇 중요한 사람의 주소는 꼭 우편번호까지 함께 적어가세요. 안 그러면 손편지로 답장하고 싶어도 답장을 못합니다.
  • 우표 및 딱풀 : 손편지로 답장을 많이 하고 싶으면 왕창 사가세요. 필자는 470원짜리로 20개 조금 넘게 준비해 갔었는데도 부족했습니다. 그 이유는 등기로 손편지로 보내려면 470원짜리 기준 7개, 380원짜리 기준 8개를 한 편지 봉투에 다다닥 붙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등기가 아닌 일반 우편으로 보낼 수도 있지만(이때는 우표 하나만 붙이면 됩니다), 도착하는 데까지 최소 일주일은 걸립니다. 그냥 마음 편히 등기로 보내고 싶으면 우표를 왕창 사가거나, 아니면 등기용 우표(하나 당 3,000원 정도 하는 우표로, 470원짜리 우표 7개 혹은 380원짜리 우표 8개랑 똑같은 역할을 한다고 보시면 됩니다)를 몇 개 사가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딱풀도 꼭 챙겨가세요. 손편지를 다 쓰고 편지 봉투에 집어넣은 다음에는 편지 봉투를 밀봉해야 합니다. 그때 딱풀이 없으면 일일이 딱풀 빌리러 다니기 엄청 귀찮습니다.
  • 수첩, 볼펜, 라이트펜, 유성 매직 : 이것저것 적을 수 있는 간단한 수첩과 자기에게 편한 볼펜 하나쯤은 필요합니다. 군대에서 주는 볼펜은 쓰레기입니다. 또한 불침번 때 어두운 상황에서 책, 편지 등 특정 글을 읽기 위한 라이트펜도 상당히 유용합니다. 마지막으로, 군대에서 주는 각종 보급품에 주기(자기 교번이나 이름을 쓰는 것을 말함)할 때 편히 쓸 수 있는 유성 매직도 가져가는 게 좋습니다. 매직도 군대에서 주지만 마찬가지로 쓰레기입니다.
  • 텀블러(물 담을 수 있는 통) : 물통 없으면 물 먹으러 갈 때마다 전우 한 명을 꼭 데리고 가야 합니다(이러한 정책을 전우조라고 합니다). 그리고 자다가 깨서 물 먹으러 가는 것도 상당히 귀찮습니다. 그냥 물통 하나 챙기시고, 한 번 가득 채운 뒤 꺼내 드세요.
  • 상비 의약품 : 아침, 점심, 저녁에 주기적으로 먹는 약이 아닌 종합 감기약, 알레르기성 비염약, 두통약, 목감기약, 연고, 밴드 등을 말합니다. 특히 종합 감기약은 거의 필수입니다. 훈련소에서 감기 걸리는 것은 국룰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안 가져가더라도 다른 사람이 가져온 상비 의약품을 빌릴 수 있도록 합니다만, 눈치도 보이고 불편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냥 직접 가져갑시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마 가져온 상비 의약품을 내도록 강제할 텐데 내지 말자. 절대 검사 안 한다. 필요할 때마다 바로 꺼내 먹지 못하고 분대장님을 찾아가야 하는 게 상당히 번거롭다.
  • 선크림, 귀마개(이어 플러그), 무릎 보호대, 팔꿈치 보호대, 발 물집 방지용 패드 : 모두 훈련 시에 갖고 있으면 매우 매우 유용한 도구들입니다. 한 달간 선크림 안 바르고 훈련받으면 피부가 많이 안 좋아집니다. 또한 사격 시에 꽂으라고 보급해주는 이어 플러그가 상당히 쓰레기이니(막아도 다 들립니다) 직접 하나 가져가시기 바랍니다. 만약 잠귀가 밝으신 분이라면 잘 때 꽂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그리고 무릎 보호대와 팔꿈치 보호대도 사실상 필수라고 봅니다. 팔꿈치 보호대 없으면 사격 연습 시에 팔꿈치 작살 나고, 팔꿈치 보호대랑 무릎 보호대 없으면 각개전투 때 포복 시 팔다리에 상처나 멍이 가득해질 겁니다. 이것들 없으면 양말로 팔꿈치랑 무릎 감싸느라 엄청 엄청 번거로울 겁니다. 마지막으로 발 물집 방지용 패드는 행군 때 사용하면 좋습니다. 현역 연대에 비해 강도는 낮지만, 오래 걷는 게 힘든 건 마찬가지입니다. 군화를 몇 번 신어보다 보면 어디가 자주 쓸리는지 알 테니 적절한 곳에 알아서 패드를 붙이기 바랍니다. 행군할 때 말곤 붙일 필요 없습니다.
  • 양치 및 세면 용품 (치약, 칫솔, 샴푸, 폼클렌징, 로션, 면도기 등) : 이 중에서 치약, 칫솔, 면도기는 군대에서 보급해줍니다. 그런데 잃어버릴 위험도 있고, 성능도 안 좋고 하니 여분으로 하나씩 더 챙겨가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샴푸, 폼클렌징, 로션 같은 건 당연히 보급해주지 않습니다. 필요하다면 꼭 직접 챙겨가시기 바랍니다.
  • 여분의 휴지, 수건, 양말, 속옷 : 군대에서 보급해주는 휴지는 두루마리 휴지 2개와 갑 티슈 1개가 전부입니다. 만약 코를 많이 풀거나 대변을 자주 보시는 분들은 반드시 더 챙겨가세요. 저는 휴대용 티슈 4개를 더 챙겨갔는데도 부족해서 빌렸습니다(그놈의 비염 때문에). 또한 수건도 군대에서는 두 개밖에 주지 않습니다. 2개 정도의 여분 수건을 챙겨가세요. 양말이나 속옷은 선택입니다. 빨래 주기에 따라 양말이나 속옷이 부족해지는 경우가 종종 생기기 때문에 한 벌씩 정도는 여분을 챙겨가는 걸 권장하는 편입니다.
  • 면봉 : 사격 주차가 되면 총기를 분해해서 이곳저곳에 엄청나게 닦도록 시킵니다. 총기 손질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이때 면봉이 있다면 아주아주 닦기가 편합니다. 왕창 가져가세요. 다른 사람들이 빌리고 하다 보면 한 통도 순삭 당하기 때문입니다.
  • 보조 배터리 : 이건 선택입니다. 핸드폰을 배터리가 그래도 꽤 채워져 있는 상태로 전원을 꺼서 제출하면 한 달 뒤에도 살아 있습니다만, 그렇지 않다면 핸드폰을 받았는데 켜지지 않는 불상사가 일어납니다. 필자는 80퍼 정도에서 끄고 제출했는데 켰을 때 75퍼 정도였습니다.
  • 유산균 : 이것도 선택입니다. 훈련소에서 꼭 걸리는 두 가지 질병(?)으로 감기와 변비가 있습니다. 유산균은 변비를 예방하기 위함입니다. 근데 유산균이 변비를 진짜 예방하는지는 모르겠고 분대원들의 뇌피셜이니 변비를 예방할 수 있는 무언가를 가져가시면 될 듯합니다. 아니면 물을 많이 드시기를 권장합니다.
  • 여분의 안경 : 안경 쓰시는 분들의 경우, 훈련 중 안경이 부러지면 남은 기간 동안 크게 고생할 테니 꼭 여분의 안경을 가져가도록 합시다. 제 동기 중 한 명도 방독면 쓰는 훈련 과정 중에 안경이 부러져서 크게 고생했습니다.
  • 카카오톡 메시지 수신 가능 기기 켜 두기 : 이게 무슨 말인가 싶을 겁니다. 아시는 분도 있겠지만, 카카오톡 메시지는 수신되지 않은 상태로(카카오톡 수신이 가능한 기기 중 네트워크 연결된 기기가 하나도 없는 상태로) 72시간이 경과하면 서버에서 삭제됩니다. 즉, 3일이 지난 메시지는 볼 수 없다는 말이 됩니다. 물론 상태 메시지에 '나 군대 감' 써두고 입소하면 중간에 메시지가 올 일은 거의 없겠지만, 그래도 상태 메시지를 못 보고 연락을 했다가 답장이 안 와서 오해가 생길 가능성도 없진 않습니다. 핸드폰의 경우 어차피 전원을 끈 상태로 제출할 것이니(전원을 안 끄고 절전 모드로 설정하고 내도 나올 땐 꺼져 있습니다), 노트북이든 다른 공기계든 카카오톡 수신 가능한 특정 기기를 배터리가 나가지 않는 상태로 켜 두고 입소하러 가시길 바랍니다. 충전기를 꽂아놓고 갈 수도 있고, 아는 사람에게 주기적으로 해당 기기를 켜달라고 부탁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퇴소한 뒤에도 한 달간 온 모든 카카오톡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게 됩니다. 필자의 분대에서 이렇게 하고 온 사람이 아무도 없을 정도로 흔하지 않은 꿀팁이니 명심하기 바랍니다.

 

▼ 이제 아래부터는 매일 무엇을 했는지 기록했던 것을 간단히 복원한 내용입니다. 참고 삼아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동화기 | 10.08 (목) ~ 10.11 (일)

 

# 10.08 (목)

14시까지 집합이었기 때문에, 13시 40분쯤 위 사진에 보이는 호국요람 문에 입성했습니다. 사실 늦게 오는 사람도 많아서 조급할 필요는 없다만, 늦게 들어오면 차량 때문에 엄청나게 붐비기 때문에 조금 일찍 도착하는 걸 추천합니다. 호국요람에 입성한 후에는 부모님과 사진 몇 장을 찍고 코로나 조사 관련 서류 몇 장을 받은 뒤 안으로 쭉 걸어 들어갔습니다. 쭉 걸어 들어가고 나니 오(row)와 열(column)을 맞춰 정렬을 시키더군요. 그리고 분대장님들이 구두로 코로나 위험 지역 방문 여부를 조사했습니다(이렇게 조사해도 되는 건지 모르겠다만). 이후 체온을 측정한 뒤 다 같이 운동장으로 이동했습니다. 운동장에 도착하고 나서는 지역별, 분야별로 나눠서 관중석에 착석시켰습니다. 꽤 오래 기다리고 나서야 앉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출석 체크를 했고(생년월일과 이름을 부름), 다시 오랜 시간을 기다린 뒤에야 관중석에서 일어나서 가지고 있는 나라사랑카드를 어떤 기계에 찍도록 했습니다. 본격적으로 신분이 민간인에서 군인으로 전환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러고 나서는 다시 관중석에 착석해 있다가, 드디어 모든 과정이 끝났는지 모두를 운동장 잔디 가운데에 집합시키고 오와 열을 맞춰 정렬을 시켰습니다. 만약 친구랑 같이 입소했다면 이때 줄을 잘 서야 합니다. 앞뒤로 딱 붙어 있어야(같은 열) 같은 분대가 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소대 및 분대는 그냥 어디에 서 있느냐에 따라 앞에서부터 잘라서 결정합니다. 잔디에 앉게 한 다음에는 각종 용어(복명복창, 관등성명, 파란 레쟈 등)를 설명해줬고, 소속을 안내해줬으며(연대, 교육대, 중대, 소대, 분대), 속옷 및 신발 사이즈 조사와 두발 검사를 진행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드디어 모두와 함께 막사(생활관이 있는 숙소)로 이동하였습니다. 대략 20분 정도 걸은 것 같습니다. 수료할 때 추울 것을 대비하여 꽤 따뜻한 걸 입고 가서 그런지 너무 덥고 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막사에 도착하고 나서는 바로 생활관으로 들어간 게 아니라 먼저 소지품 검사를 진행했습니다. 여기서 검사한 항목은 물티슈, 칼 면도기, 담배, 라이터였습니다. 근데 내지 않아도 특별히 가방을 검사하진 않는 것 같았습니다. 이후 각자의 생활관에 입성했습니다(N분대는 N생활관을 사용). 생활관에 입성하고 나서는 각종 서류를 작성했고, 귀중품(핸드폰, 지갑 등), 현금, 의약품 등을 제출했으며, 여비와 제출한 현금을 입금해줄 나라사랑카드의 계좌번호를 조사받고 나라사랑카드와 신분증을 제출했습니다. 그러고 나서는 관물대(각자의 물품을 보관하는 사물함, 서랍, 옷장 등을 통틀어서 관물대라고 부릅니다)에 걸려 있는 생활복들을 서로 바꿔 입어 보면서 자기에게 맞는 사이즈의 옷을 알아서 찾아 각자의 관물대에 걸어두라고 하더군요. 저는 체격이 작은 편이라 맞는 사이즈를 찾기가 어려워 하루 종일 이것 때문에 고생했던 것 같습니다. 정 맞는 사이즈가 없으면 옆의 분대에까지 찾아가서 작은 사이즈가 있는지 물어봐야 했기 때문입니다. 아주 귀찮고 짜증 났습니다. 입소 날의 대략적인 일정은 이 정도입니다. 몇 가지 소감을 늘어놓자면, 특별한 일을 시키지 않을 때는 서로 아무도 말을 안 하고 눕지도 못하고 기대지도 못하니 아빠 다리로만 몇 시간 앉아 있는 게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었습니다. 또 마스크를 계속 쓰게 하니 답답해서 머리도 아팠고요. 한편 코로나 때문에 초반 1주 정도는 밥도 식판에 비닐을 씌워서 생활관 내에서 먹게 했는데 충격적으로 맛이 없었던 기억이 나네요. 내가 여기 왜 있는 건가 싶은 현타도 오고..

 

# 10.09 (금)

  • 코로나 PCR 검사 (오전 09:00 경) → 눈물이 찔끔 나올 정도로 꽤 깊숙이 코에 무언가를 찔러 넣었다.
  • B급 전투복 두 벌 및 방상외피 한 벌을 서로 바꿔 입으며 맞는 사이즈 탐색 → 이것도 사이즈 맞는 게 없어서 너무 힘들었다.
  • 탄띠(벨트) 및 각종 장구류(탄입대, 수통, 판초우의) 세팅 → 앞으로 이걸 허리에 메고 훈련을 받는다고...?
  • 군화 및 활동화 불출, 자살 방지를 위한 5매듭 교육 및 이행 → 생각보다 자살 기도하는 사람이 많았나 보다.
  • 베레모 불출 및 방탄 헬멧 사이즈 조정
  • 강의장 소대장님 교육 및 각종 조사 (특이 이력, 질병, 청소 임무, 배식/분리수거, 자치 근무자 등) → 닥치고 배식보다 분리수거.
  • 군대리아 (버거 빵, 우유, 시리얼, 딸기잼, 불고기 패티 및 소스, 야채, 삶은 달걀, 사과) → 일반 배식보다 훨씬 낫다.
  • 불침번 (22:00 ~ 23:00) → 시작부터 초번초라니 운이 너무 좋았다.

 

# 10.10 (토)

  • 군가 연습 (육군가, 육군훈련소가, 전우, 푸른 소나무, 전선을 간다) → 다들 음정 박자 하나도 안 맞았다. (ㅋㅋㅋㅋ)
  • 스케치 촬영 (가족에게 보낼 사진)
  • 첫 분리수거 → 이거다.. 꿀의 냄새가 풀풀 났다.
  • 첫 전화 (부모님, 친형) → 070이라 형 말고 아무도 안 받음 ㅠㅠ 미리 070 전화 좀 받으라고 말해두고 가길 권장한다.
  • 군대리아 (핫도그, 우유, 시리얼)
  • 오늘부터 분대원들과 조금씩 얘기하기 시작

 

# 10.11 (일)

  • 첫 야외 아침 점호 (분리수거 분대라 뜀걸음 생략) → 그야말로 킹리수거.
  • 아침 분리수거 후 아침 식사
  • 제식 훈련 교육 → 그냥 미리보기용으로 간단히 알려준 듯.
  • 종교 활동 및 부식 불출 (코로나 19로 인해 생활관 내에서 진행)
  • 스케치 촬영 (야외)
  • 클린 데이 (오후 13:30 경)
  • CBT 영상 시청 (제식 훈련)

 

제식, 수류탄, 구급법 | 10.12 (월) ~ 10.18 (일)

# 10.12 (월)

  • 총기 제식 훈련 (세워 총, 앞에 총, 받들어 총, 빗겨들어 허리에 총, 빗겨걸어 총, 좌/우로 빗겨들어 총)
  • 예방 접종 (왼팔은 파상풍, 오른팔은 독감) 및 신체검사 (소변 검사, 흉부 X-ray)
  • 집에 보내는 군사 우편 작성 (짧은 편지는 뒷장에 작성)
  • 첫 부식 불출 (코코팜, 자가비, 레모나) → 이때는 부식이 소중한 줄 알았지.. 나중에 부식이 날아다닐 줄이야.
  • 불침번 → 이때부터 전투복 입고 했다. 너무 불편했다.

 

# 10.13 (화)

  • 맨손 제식 훈련
  • CBT 영상 시청 (수류탄)
  • 중대장님 강연
  • A급 전투복 상하의 및 방상외피 불출
  • 가뜸질 (B급 전투복 두 벌, 방상외피 한 벌, 동계 생활복 두 벌)
  • 기억에 남는 저녁 식사 (짬뽕탕, 군만두)

 

# 10.14 (수)

  • 아침 점호 시 뜀걸음 생략 (1차 체력 측정을 위함)
  • 1차 체력 측정 (푸시업 64개, 윗몸 일으키기 41개, 1.5km 뜀걸음 9분 10초)
  • 중대장님 정신전력 교육
  • 분대원들과 수제 포커 카드로 신나게 게임
  • 최초 인터넷 편지 수령 (24장, 14명)

 

# 10.15 (목)

  • 실수로 창문을 살짝 열고 자서 개춥게 자다가 일어남
  • CBT 영상 시청 (구급법)
  • 부대 제식 훈련
  • 수류탄 훈련 (교장까지 20분 정도 걸음)
  • 처음으로 분대원들과 마피아 게임
  • 기억에 남는 점심 식사 (삼겹살)
  • 불침번 (03:00 ~ 04:00)

 

# 10.16 (금)

  • 구급법 훈련 (오전 : 심폐소생술 교육 및 운반법 실습, 오후 : 운반법 실습) → 운반법 실습 미친 듯이 힘들었다.
  • 첫 PX 방문
  • 군대리아 (버거 빵, 계란 후라이, 햄, 야채, 딸기잼, 우유, 첵스 초코)

 

# 10.17 (토)

  • 스케치 촬영 (개인 사진 2개, 단체 사진 1개)
  • 전화 (친구 두 명)
  • 부식 불출 (삶은 달걀, 환타)
  • 하루 종일 손편지 작성 → 우표 더 가져올 걸..

 

# 10.18 (일)

  • 종교 활동 및 부식 불출 (코로나 19로 인해 생활관 내에서 진행)
  • 하루 종일 손편지 작성
  • 분리수거 인수인계 → 이제 내일부터 샤워도 목욕탕에서 해야 하고 아침 뜀걸음도 해야 한다니..
  • 불침번 (03:00 ~ 04:00)

 

사격, 방독면 | 10.19 (월) ~ 10.25 (일)

# 10.19 (월)

  • 첫 아침 뜀걸음 (반 바퀴 = 750m)
  • CBT 영상 시청 (영점 사격)
  • PRI 훈련 1 (총기 분해 결합, 총기 손질, 가늠자 조정, 각종 기초 교육 등)
  • 첫 목욕탕 이용
  • 목욕탕을 늦게 가서 저녁 식사를 너무 늦게 함

 

# 10.20 (화)

  • PRI 훈련 2 (엎드려쏴 자세, 탄알집 교체)
  • 총기 점호 (총기 손질 및 윤활유 바르기)

 

# 10.21 (수)

  • 엎드려쏴 자세 훈련
  • 중대장님 교육 및 CBT 영상 시청 (화생방, 각개전투)
  • 불침번 (05:00 ~ 06:00)

 

# 10.22 (목)

  • 영점 사격 (3발 × 3 = 9발)
  • 점심 식사 (참깨라면, 쓰레기 김치 비빔밥) → 전투 식량은 진짜..
  • 축소 사격 (10/10발)
  • 방독면 착용 연습
  • 경계 근무 (10:00 ~ 11:00) → 딱 한 번만 받는 건데 초번이라 너무 다행이었다. 다만 썰좀 풀어줄 줄 알았는데 FM으로 교육해주심.

 

# 10.23 (금)

  • 정신 전력 교육 (1과, 2과, 5과) → 졸려서 미치는 줄 알았는데 자면 옐로우 카드를 받아서 참았다.
  • 방독면 착용 훈련 및 평가 → 이걸 통과한다고? 분대장님 소대장님 충성.
  • 소대장님 Q & A, 중대장님 설문 조사 및 FAQ
  • 군대리아

 

# 10.24 (토)

  • 클린 데이
  • 얼큰 쌀국수 취식 → 도대체 왜 점심 먹기 30분 전에 주는 거지?
  • 스케치 촬영
  • 불침번 (10:00 ~ 11:00)
  • 감기 기운 ㅠㅠ

 

# 10.25 (일)

  • 감기 기운으로 인해 계속 휴식
  • 감기 기운으로 인해 첫 야외 종교 활동 불참 → 너무 아쉬웠다.

 

각개전투 | 10.26 (월) ~ 11.01 (일)

# 10.26 (월)

  • 기초 각개전투 훈련 (포복, 약진 등) → 기초가 제일 힘들었다.
  • 정신 전력 교육
  • 불침번 (03:00 ~ 04:00)

 

# 10.27 (화)

  • 숙달 각개전투 훈련 (완수신호, 상황 조치 훈련, 사로 훈련) → 오히려 기초보다 나았던 것 같기도..? 보람찼음.
  • 몸살 기운 ㅠㅠ

 

# 10.28 (수)

  • 2차 체력 측정 → 감기 기운으로 인해 열외
  • 뇌수막염 예방 접종 → 감기 기운으로 인해 열외
  • PX 방문
  • 의무실 방문 (두통)
  • 포상 전화 (각개전투)

 

# 10.29 (목)

  • 각개전투 교장 가서 사로 훈련 1회 → 교장 걸어갈 때 걷는 속도랑 방상 외피 때문에 죽는 줄..
  • 생활관으로 돌아와서 새우 볶음밥으로 점심 식사 → 그냥 이걸로 교장에서 먹고 다 끝내고 오지 뭘 왔다 갔다..
  • 오후에는 각개 교장으로 다시 가서 평가 진행 (상황 조치 훈련, 탄알집 교체, 운반법) → 1인 운반법을 몰라 1개 틀림 ㅠㅠ
  • 역대급 저녁 식사 (삼겹살, 떡볶이, 고구마튀김, 고기 김치찌개)
  • 불침번 (00:00 ~ 01:00) → 정훈 평가 공부했다.

 

# 10.30 (금)

  • 오전 교육대장님 강의 (국가와 군대, 예비군법)
  • CBT 영상 시청 (행군)
  • 장구류 및 방독면 세척
  • 정훈 평가

 

# 10.31 (토)

  • 클린 데이
  • 방독면 안면부 다시 닦음
  • 지주핀 세트 불출
  • 행군 군장 싸기 → 단독 군장이든 감량 군장이든 일단 이땐 다 완전 군장으로 쌌다.

 

# 11.01 (일)

  • 비가 와서 아침 점호를 실내에서 진행 → 개꿀
  • 판초우의 쓰고 다님 (종교 활동 갈 때, 목욕탕 갈 때, 배식 갈 때) → 이건 개극혐
  • 행군, 단독 군장에서 감량 군장으로 변경 (측정해보니 10kg 조금 안 됨) → 허리에는 이게 더 나을 것 같아서

 

행군 | 11.02 (월)

  • 안개가 엄청나게 짙었던 날 (전날 비 왔기 때문인 듯) → 전날 기도했던 덕인지 다행히 당일엔 비가 안 옴!
  • 행군 1차 (막사 ~ 교회) : 31분 (9:13 ~ 9:44) → 이때 왜 이리 빨리 걸은 것..? 1차 코스 때 리타이어 할 뻔.
  • 행군 2차 (교회 ~ 수류탄 교장) : 36분 (10:18 ~ 10:54)
  • 행군 3차 (수류탄 교장 ~ 막사) : 20분 (11:10 ~ 11:30)
  • 행군 4차 (막사 ~ 법당) : 38분 (13:44 ~ 14:22)
  • 행군 5차 (법당 ~ 막사) : 24분 (14:46 ~ 15:10)
  • 관물대 총 정리

 

퇴소기 | 11.03 (화) ~ 11.04 (수)

# 11.03 (화)

  • 통합 이동 검사 (방독면, 방독면 휴대 주머니, 정화통, 소총)
  • 장구류 사열 후 교육대장님 방문
  • 침낭 및 모포 세탁 (하는 줄 알았는데 일정 착오로 다시 가져옴)
  • 관물대 비우기

 

# 11.04 (수)

  • 가뜸질 한 이름표 전부 제거
  • 군번줄 불출
  • PX 방문 (선물 구매)
  • 중대장님 교육 (아이돌 뮤비 영상, 훈련 영상)
  • 사복 및 의약품 불출
  • 불침번 (05:00 ~ 06:00) → 마지막 불침번이 막번이라니.. 5시 55분에 분대원 다 깨움 ㅎ

 

수료일 | 11.05 (목)

  • 모포 및 베개피 세탁
  • 아침 과감히 스킵함 (식판 안 들고 들어감)
  • 사복으로 환복
  • 마지막 인편 수령
  • 귀중품(핸드폰 등) 불출 → 터치가 왜 이리 어색한 것
  • 충성 훈련장으로 이동하여 분대원들과 사진 찍고 가족과 상봉 → 눈물